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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유학 아이들 함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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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사춘기를 걷고 있는 아이를 기다리며(3) 등록일 2015.01.02 5777

카카오스토리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아이들은 사춘기에 들어섭니다.
2차 성징, 질풍 노도의 시기, 교과서에 나오는 표현처럼 사춘기는 한편 많은 부모님들을 고민에 빠지게 합니다. 특히 남자아이의 경우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어머니는 혹여 잘못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시고 아버지는 맞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분들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가족 모두가 어려워지는 사춘기입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중2병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죠.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함께 생활하는 농촌유학센터에서 아이들과 지내며 많은 중2병을 보아옵니다. 폭력적이기도 하고 게임에 빠지기도 하고 4차원으로 들어가는 친구도 있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친구를 만나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2011년 5학년때 들어와서 4년째 농촌유학센터에서 지내고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준서는 이제 나이가 제일 많은 형입니다. 중학생이 된 준서는 키도 쭉쭉 크고 살도 쪽쪽 빠지면서 성격도 예전과는 달리 과묵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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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시절 유쾌하던 준서입니다. 중학교 형들이 늦잠자고 헐레벌떡 등교하기 바쁠때 준서는 동생들을 깨워 형들이 일어나기도 전에 아침명상을 먼저 마쳤고 여유로운 아침 식사와 함께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마당에서 한바탕 놀던 준서입니다.


 

  장난기와 유머도 어른을 놀려먹을만 했지요. 학교 가는 스쿨버스 안에서 한 번은 너무 떠들어서 입다물라는 운전기사 아저씨 말씀에 아랫입술을 깨물며, 입을 다 물고 있으면 아프다고 장난을 했다가 기사님 화를 돋우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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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준서가 중학교에 진학하고 초등학교때 함께 지내던 동생들도 집에 돌아가면서 조용해지기 시작합니다. 차로 10분 밖에 걸리지 않은 학교에서 집에 들어오는 길에도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한 마디 없이 묵언수행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시무룩한 준서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사준다는 간식도 마다합니다.


 걱정도 마음 한 켠에 쌓이지만 그 안에서 분명 뭔가가 일어나고 있겠지요.

누에고치가 꼼짝하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듯이

준서 안에서도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겠지요.


 기하가 사물놀이 연습을 하고 조금 늦게 끝나 준서와 함께 들어오던 날. 차 안에서 땀내음이 진동을 합니다. 처음에는 기하가 땀을 많이 흘리고 왔구나 싶었는데 그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준서가 혼자 차에 타던 날에도 땀내음이 납니다.


그렇지요.


지금은 아무 말 하고 있지 않아도 학교에서는 제법 뛰어다닌 모양입니다.

학교 다닐 적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뛰어다니면 맡을 수 있었던 그 땀내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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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준서에게 말을 걸고 다가가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얼마나 예민하고 나름 고민이 많을까요. 그 나이 즈음 나만이 가지고 있는 비밀과 그것을 공유하고 있는 친구들과의 짜릿함을 기억 속에서 꺼내어 봅니다. 오래 얼굴 보며 살아온 사이이지만 그만의 시간과 기억은 온전히 배려하고자 합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때, 누에고치에서 구멍이 뚫리고 나방이 나올때, 우리집 고양이인 이름이가 아기고양이를 낳을때 너무나 조심스러워 지켜보고 있는 것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가 있지요. 올해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면 중2병도 졸업하게 될까요? 과묵하고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종종 짧은 미소로 마음을 보여주는 준서를 보며 저 또한 묵묵히 곁에서 기다립니다.




함용재·농촌유학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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