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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SOS 시즌2 학교폭력 SOS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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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을 잃어버린 사람들(0) 등록일 2016.11.26 5052

학창 시절을 잃어버린 사람들

 

이선영 (푸른나무 청예단)

 

상처.jpg

 

 

비가 내릴 듯 구름이 잔뜩 낀 오후, 학교폭력 SOS 지원단의 전국 상담 전화가 울렸습니다.

 

따르르릉

 

“감사합니다. 푸른나무 청예단 학교폭력 상담전화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거기가 학교폭력 상담을 하는 곳인가요?”
“네 맞습니다.”
“저.. 그럼 저도 상담을 받을 수 있나요?”
“어떤 내용이신가요? 편안하게 말씀하세요.”

 

전화 속 남자의 말투는 아주 조심스러웠습니다. 남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 것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목소리를 들었을 때 얼핏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은 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사실은 학교 다닐 때 참 힘들었어요.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추억은커녕 끔찍한 기억뿐이니까요. 학교폭력을 당했는데 욕을 듣는 건 예사였고요, 물건과 돈을 빼앗겼고 이유도 없이 끌려가서 집단 구타를 당했어요. 왜 애들이 자살하는지 알겠더라고요. 하지만 꾹 참았거든요. 그랬더니 도리어 주변 친구들도 날 우습게보고 무시했어요.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마치 내가 투명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나는 피를 철철 흘리며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아무도 내 아픔을 보지 못 하는 것 같았어요. 부모님도 제 고통을 몰랐고, 선생님들도 그 애들이 장난하는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친구들도 뻔히 제가 맞는 걸 알면서 도와주지 않았어요. 학교는 내가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전쟁터였고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되었어요.”

 

남자는 중간 중간 깊은 한숨을 쉬기도 했고 목소리가 떨려오면 말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멍들고 상처 난 그의 마음이 눈에 보이는 듯 했습니다. 소년이던 그는 부당한 폭력에 무너져 내린 채 보호받거나 대항하지 못 했습니다. 아마도 스스로를 자책하며 많은 슬픔과 외로움, 공포와 분노, 수치와 굴욕을 느꼈을 테지요.

 

“그 후로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 때문에 항상 불안했어요. 대학에 가서도 친구를 깊이 사귀지 못했습니다. 항상 사람들의 눈치를 살폈고요. 남들이 곁에 있으면 긴장이 되고 편하지 않아서 늘 거리를 뒀어요. 또 졸업한 이후론 학교 근처에도 가지 않았어요. 우연하게라도 모교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보이면, 그 애들이 날 괴롭히던 애들이 아니란 걸 아는데도 심장이 빨리 뛰더군요. 시간이 흘렀고 성인이 되었지만 상처는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욱신거려요. 그 시절에 청예단같은 곳을 알았다면 지금은 좀 더 자신감 있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냥 아쉬운 마음이 들어 전화 한 통 걸어 하소연 해봤습니다.”

 

위 사례처럼 학교폭력의 트라우마는 피해자의 생각, 감정, 행동에 모두 흔적을 남깁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학교폭력 후유증들은 이러합니다. 먼저 폭력을 경험하면 안전함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에 늘 불안해하며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등 예민한 상태가 지속됩니다. 또 폭력을 당하며 경험했던 분노나 공포 등의 부정적 감정이 해소되지 못해 고통스럽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부차적으로 인간관계를 위축시키거나 수면 및 식사 등에 어려움을 일으켜 대사질환을 일으키거나 집중력을 감소시켜 학업 등 일상생활 부적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남긴 트라우마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도교에 이런 명언이 있다고 합니다. ‘흙에 새긴 글씨는 물에 젖으면 없어진다. 우리 내면의 상처도 부드럽게 다스리면 아문다.’ 그렇다면 마음의 상처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최명기 선생님이 지은 ‘트라우마 테라피’라는 책의 일부를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자포자기 말고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많은 경우 폭력을 당한 사람들은 가해자의 논리에 동조하거나 자신의 탓을 하면서 상처의 악순환에 갇히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피해자가 어느새 가해자로 변해있거나 사소한 일에도 쉽게 상처받는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따라서 스스로 옳다고 믿은 가치와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내가 나의 편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내가 계속해서 나를 존중하고 나의 정당함을 인정받기 위한 행동을 실천해 갈 때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도 차츰 생겨날 것입니다.

 

둘째, 위로와 따뜻한 격려는 다다익선(多多益善)입니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외로울 때일수록 따뜻하고 수용적인 사람이 필요합니다. 나를 잘 이해해주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혹은 상담 등을 통해 평소 아프고 부끄러워 털어놓지 못 했던 아픔을 털어놓아도 좋겠지요. 청예단 상담전화(1588-9128)나 지역 내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등을 통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습관을 기르고, 긍정적인 태도를 연습하십시오. 많이 웃고 유쾌한 활동을 하는 것은 마음의 면역력을 길러줍니다. 그 외에도 감사하는 마음,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그에 몰입하는 경험, 이타심과 선행 등도 마음을 건강하게 해줍니다.

 

 

마지막으로 학창시절을 잃어버린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와 격려를 전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작은 빛이 어둠 속에서 더 환하게 비치듯 하나뿐인 소중한 나의 인생을 더욱 사랑하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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