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미소] 게임, 그냥 못 하게 하면 안 되나요?(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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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송 뉴스에서 진행했던 ‘PC방 전원 차단’ 실험 영상을 기억하시나요?
<잔인한 게임에 난폭해진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이 실험(?)은 PC방에서 갑자기 전원을 끈 후 화가 난 아이들의 반응에‘폭력 게임이 아이들이 폭력성을 높인다’라는 결론을 냈었습니다.
이후로‘갑자기 할아버지의 바둑판을 엎자, 난폭하게 변해버렸다. 바둑의 폭력성이다’, '야근 중인 사람의 보고서를 저장하지 않고 꺼버렸습니다. 야근의 폭력성’ 등 많은 패러디를 양산해냈었죠.
이 실험이 이슈가 되었던 것은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도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이 뉴스는 시청자에 빈축을 샀습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 황당한 실험을 진행 중인 곳이 또 한군데 있으니 바로 ‘가정’입니다.
물론 부모님의 마음도 너무 이해가 됩니다.
좋은 말로 타이르기도 한두 번이지 ‘알겠어’라는 짜증나는 말투에 여전히 게임에서 눈을 못 떼고 있는 아이를 보면 반짝이는 전원을 꺼버리고 싶은 마음이 마구 들죠.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전원을 끄는 순간부터 화가 난 아이들의 반응에 부모님이 받는 스트레스는 더 커지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ㅣ첫째, 현실에서 욕구 채워주기
지난번 칼럼을 통해 <내 아이가 게임을 하는 진짜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리즈 미소] 넌 게임이 대체 왜 좋은거야? https://bit.ly/36Na1Jo
아이가 현실에서 채우지 못한 욕구를 게임 속에서만 채우고 있다면,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ㅣ둘째, 함께 규칙 세우기
‘아이에게 하지 마! 이거 해!’가 아닌 함께 지킬 수 있는 미디어 사용 규칙을 세우는 것이필요합니다. “규칙을 세워보세요”라고 하면 부모님은 아이에게 사용 규칙을 세우게하고 지키지 않았을 때만 집중합니다.
그러나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님도 미디어사용 규칙을 세우고 함께 지키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합니다. 아이들이 상담실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가 ‘아빠도 맨날 핸드폰 해요. 근데 나한테만 하지 말래요.’입니다. 부모가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아이도 지켜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요.
부모가 함께 규칙을 세우고 먼저 지키기를 약속한다면, 이제 건강한 미디어 사용은 ‘너’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닌 우리가 ‘함께’하는 일이됩니다. 또 함께 규칙을 지키는 동료로서 ‘엄마도 해보니까 지키기 어렵더라, 아빠도 몰랐는데 내가 많이 쓰고 있더라고’라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그때 아이는 나만 조절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끼고, 다시 규칙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ㅣ셋째,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기
규칙을 세우고, 아이의 현실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 이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잘 지키고 있는지를 살피는 ‘감시자’가 되는 것이 아닌 아이 자체에 ‘관심’을 보이는 것입니다.
요즘 잘 지켜지니? 어렵진 않니?
엄마가 도와줄 건 없을까?
그 게임은 진짜 재미있어 보이더라.
네가 웃으니까 나도 좋더라.
네가 가고 싶어 했던 카페 내일 우리 같이 가볼까?
물론 ‘게임’에서 손쉽게 채워지던 욕구를 현실에서의 활동을 통해 채우는 것과 규칙을 세우고 지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함께 놀이 시간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함께해야 하는 부모님도‘차라리 혼자서 게임하면서 노는 게 편하네..’라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함께 힘듦을 참고 견뎌낸다면 아이들은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였던 ‘게임’에서 벗어나 나를 성장시키는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 시절 아이가 시소를 탈 때 균형을 맞추기 위해
뒤에서 몰래 무게를 실어 주었듯
아이들이 온라인 세계와 현실 세계에서 균형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현실에 무게를 더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부모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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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전체가 지킬 수 있는 <미디어 사용 규칙 세우기> 활동지는 청소년미디어치료상담실 홈페이지( https://bit.ly/3lL1KMm )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시리즈물 <미소>는, <미디어소통>의 줄임말로 가족들이 미디어 때문에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소통하는 것을 돕기 위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청소년미디어치료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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